서울 시청역 부근에 있는 우정아트센터에서 진행한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 전시회.
사실 퇴사하고 가려고 두 달 전에 예매해둔 건데 여행이다 공부다 하면서 미루다가 전시 마감일 이틀 전에 관람하고 왔다.
전시장 초입엔 굿즈샵이 있다. 평소 마그네틱, 책갈피를 모으는 취미가 있기 때문에 한바퀴 둘러보았다. 마그네틱은 예쁜건 이미 품절이었고.. 책갈피는 맘에 들었는데 그렇게 맘에 쏙 든 건 아니라.. 패스
입구에선 안내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수신기를 제공해줬다. 각 스팟마다 자동으로 안내 음성이 나와서 편하고 좋았다. 연극처럼 말하는 듯한 말투여서 조금 더 이해가 쉬웠다. 어린아이와 함께 와도 좋을 것 같았다.
이번 전시는 재미요소가 많았는데, 우선 3D 프린트로 유화를 복제해서 유화 특유의 질감을 손끝으로 느껴 볼 수 있었다. 또한 앞의 그림을 보고 그려보는 체험도 할 수 있었는데, 나는 영 못 그려서.. 바로 버렸다. 또 거울을 보고 직접 초상화를 그려보는 체험도 있었고, 반 고흐의 방을 재현해 놓은 작품도 재밌었다. 고갱과 고흐가 같이 지내고 싸우는 장면을 그림자로 보여준 작품도 재밌었다.
사실 고흐를 단순히 광기어린 천재 예술가로 생각해왔는데, 고흐와 동생이 주고받은 두터운 애정과 고흐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그의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서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던 것 같다. 고흐와 동생 테오와의 관계, 또 고갱과의 관계 등등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던 부분이다.
관람을 다 마치고는 바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고흐의 편지를 묶은 책을 읽고 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책은 출판사 예담에서 퍼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라는 책이다. 고흐와 태오가 나눈 편지를 엮은 책이며, 주로 고흐의 편지가 실려있다. 놀라운 사실은 고흐와 태오는 약 668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또 고흐는 1881년부터 1890년 자살하기 전까지 총 879점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고흐의 편지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그는 꾸준히 고뇌하고 노력하는 소박한 화가라는 점 이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지지자 동생 테오가 있었다. 부모와 크게 다투고 심지어는 집안에서 조차 외면받을 때도 동생 테오는 그를 지지하고 그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지원도 해줬다. 테오는 형 반 고흐의 예술성과 천재성을 가장 잘 알아주었고 그를 진심으로 위해줬다. 훗날 태어난 자신의 아들의 이름도 빈센트라고 지은 것을 보면 더욱 그 마음이 느껴진다. 고흐가 끝내 권총으로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하고 6개월 후 테오도 죽게 된다. 큰 슬픔이 그를 덮쳤으리라 감히 예상한다.
이번 전시는 반 고흐의 작품 뿐 아니라 그가 그림을 시작하고 또 끝나기까지의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곳곳에 있었던 화면에서는 고흐의 삶에 대해 평가하는 사람들의 설명을 볼 수 있는 영상이 나와서 조금 더 풍성한 전시라고 느낄 수 있었다.
전시회장의 마지막엔 고흐의 작품을 벽면 가득 전시해놓은 섹션이 있었는데, 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방대한 천재성을 느낄 수 있어서 조금은 놀라울 정도로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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