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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전시]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

서울 시청역 부근에 있는 우정아트센터에서 진행한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다' 전시회.

사실 퇴사하고 가려고 두 달 전에 예매해둔 건데 여행이다 공부다 하면서 미루다가 전시 마감일 이틀 전에 관람하고 왔다.

▲ MEET VINCENT VAN GOGH

전시장 초입엔 굿즈샵이 있다. 평소 마그네틱, 책갈피를 모으는 취미가 있기 때문에 한바퀴 둘러보았다. 마그네틱은 예쁜건 이미 품절이었고.. 책갈피는 맘에 들었는데 그렇게 맘에 쏙 든 건 아니라.. 패스

입구에선 안내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수신기를 제공해줬다. 각 스팟마다 자동으로 안내 음성이 나와서 편하고 좋았다. 연극처럼 말하는 듯한 말투여서 조금 더 이해가 쉬웠다. 어린아이와 함께 와도 좋을 것 같았다.

이번 전시는 재미요소가 많았는데, 우선 3D 프린트로 유화를 복제해서 유화 특유의 질감을 손끝으로 느껴 볼 수 있었다. 또한 앞의 그림을 보고 그려보는 체험도 할 수 있었는데, 나는 영 못 그려서.. 바로 버렸다. 또 거울을 보고 직접 초상화를 그려보는 체험도 있었고, 반 고흐의 방을 재현해 놓은 작품도 재밌었다. 고갱과 고흐가 같이 지내고 싸우는 장면을 그림자로 보여준 작품도 재밌었다. 

▲ 유화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3D프린트 된 작품
▲ 거울을 보며 자화상을 그리는 체험
▲ 눈 앞의 사진을 그려보는 체험
▲ 반 고흐의 방을 재현한 작품(체험 가능)
▲ 고갱과의 관계를 잘 나타냈던 그림자 연극

사실 고흐를 단순히 광기어린 천재 예술가로 생각해왔는데, 고흐와 동생이 주고받은 두터운 애정과 고흐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그의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서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던 것 같다. 고흐와 동생 테오와의 관계, 또 고갱과의 관계 등등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던 부분이다.

관람을 다 마치고는 바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고흐의 편지를 묶은 책을 읽고 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책은 출판사 예담에서 퍼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라는 책이다. 고흐와 태오가 나눈 편지를 엮은 책이며, 주로 고흐의 편지가 실려있다. 놀라운 사실은 고흐와 태오는 약 668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또 고흐는 1881년부터 1890년 자살하기 전까지 총 879점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고흐의 편지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그는 꾸준히 고뇌하고 노력하는 소박한 화가라는 점 이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지지자 동생 테오가 있었다. 부모와 크게 다투고 심지어는 집안에서 조차 외면받을 때도 동생 테오는 그를 지지하고 그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지원도 해줬다. 테오는 형 반 고흐의 예술성과 천재성을 가장 잘 알아주었고 그를 진심으로 위해줬다. 훗날 태어난 자신의 아들의 이름도 빈센트라고 지은 것을 보면 더욱 그 마음이 느껴진다. 고흐가 끝내 권총으로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하고 6개월 후 테오도 죽게 된다. 큰 슬픔이 그를 덮쳤으리라 감히 예상한다.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이번 전시는 반 고흐의 작품 뿐 아니라 그가 그림을 시작하고 또 끝나기까지의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곳곳에 있었던 화면에서는 고흐의 삶에 대해 평가하는 사람들의 설명을 볼 수 있는 영상이 나와서 조금 더 풍성한 전시라고 느낄 수 있었다. 

▲ 반 고흐의 작품으로 가득 채워진 벽

전시회장의 마지막엔 고흐의 작품을 벽면 가득 전시해놓은 섹션이 있었는데, 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방대한 천재성을 느낄 수 있어서 조금은 놀라울 정도로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