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

[내일로] 담양 관방제림/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국수거리

뜨거운 햇볕에 어쩔 줄 몰라 여기저기 급하게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관방제림의 입구. 사진 찍으러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배도 고팠고 어디라도 앉아서 더위를 식히고 싶어서 열심히 국수거리를 찾았다.

아무리 걸어도 국수거리의 ㄱ자도 보이지 않아 망연자실하고 있었는데(심각한 길치) '국수거리 입구 집'이라는 비슷한 현수막? 입간판?을 보고 겨우 찾아갔다.

국수거리는 거창하지 않았다. 대체로 비슷하게 생긴 국수가게들이 길을 따라 줄지어 형성되어있었다. 공통된 특징은 전부 야외 테이블이었다는 점. 큼직큼직한 나무 밑이라 덥지는 않았다. 혼자 가기에도 좋았고 가격도 착했다. 다만 야외이다 보니까 파리가 내 반찬 위에 올라와서... 반찬은 못 먹었다.. 하지만 분위기 하나는 굿. 옆엔 작은 개울이 있고(아마 관방제림과 연결된 듯) 머리 위엔 큰 나무가 햇빛을 가려주고, 시골집에서 먹는듯한 친근한 비빔국수의 맛. 땀도 식히고 좋았다. 다음에도 갈 의향 충분히 있음

국수로 에너지를 얻고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관방제림은 홍수 피해를 막기위해 제방을 세우고 인공림을 조성하여 자연재해를 막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역사적 문화지이다. 1991년 11월 27일에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66호로 지정되었다.

길을 따라 늘어선 여러 종류의 나무가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머리를 맑게 해 주었다. 카메라를 놓지 못할 정도로 계속해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죽녹원처럼 관광객이 붐비기보다는 주민들에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했다. 덕분에 조용하게 관방제림 자체를 즐기고 느낄 수 있었다. 주민들의 평온한 모습이 관방제림의 아름다운 모습과 어우러져, 더욱 좋은 기억이 되었다. 분명 비슷한 풍경의 연속인데 한걸음 한걸음마다 새로운 풍경들에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어떤 장소에선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그 자리에 그냥 앉아있고만 싶었다. 히지만 길가에 철퍼덕 앉을 순 없어서 그냥 한참을 서있었다. 바람이 분다는 일차원의 정의를 벗어나, 그 이상의 차원의 감정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관방제림을 따라 30분 정도 걸었을까, 멀리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의 쭉 뻗은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관방제림의 끝에 있는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면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입구다. 여기선 발권을 해야 입장할 수 있었고 어른 2,000원이었다. 담양 하면 대표적인 게 죽녹원의 대나무, 그리고 메타세콰이어 나무이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생각보다 관광지로 개발을 잘해놓아서 놀랐다. 솔직히 말하자면 길을 따라 나무가 늘어서 있는 게 전분데, 관방제림과 마찬가지로, 한걸음 한걸음마다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무를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는 나는, 관방제림~메타세콰이어에만 4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엔 메타세콰이어 직원분이 아까 전에 오시지 않았냐고 무슨 일 있으시냐고 하시기도 했다.;

총 7일의 내일로 여행이었지만 첫날 담양에서의 기억이 정말 좋았다. 원없이 물, 나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어디다가 눈을 둬도 온통 초록 초록한 세상이어서 마음까지 맑아진 듯했다.

내일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담양을 1일차 여행지로 강력 추천한다! 하루 종일 담양만 봐도 부족함이 없다.